佛법원 위에 브루니?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이탈리아 태생인 카를라 브루니(사진)여사가 남편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설득해 이탈리아 출신 테러리스트의 송환을 막은 것으로 드러나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3일 보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탈리아 좌익 테러단체 ‘붉은여단’의 전 조직원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마리나 페트렐라 씨를 이탈리아에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강 악화를 고려한 인도주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붉은여단은 1970, 80년대 이탈리아를 공포에 떨게 한 좌익 테러단체. 페트렐라 씨는 20여 년 전 프랑스로 망명해 자유롭게 지내왔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본국 송환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8월 프랑스 정부가 참회한 붉은여단 조직원의 망명을 허용해온 기존 외교정책을 포기하면서 페트렐라 씨는 체포됐다. 이어 프랑스 법원은 그의 본국 송환을 승인했다.

브루니 여사는 정부 공식 발표 전인 12일 병원에 입원 중인 페트렐라 씨를 찾아가 “내 남편의 메시지를 가져왔다.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불송환 방침을 전달했다.

브루니 여사의 언니인 발레리아 브루니 씨도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이탈리아 불송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붉은여단 희생자 가족 모임은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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