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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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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교원면허 갱신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본 교사들이 때 아닌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학과 교육연구기관 등이 주최하는 일부 예비강습회에는 수강신청을 한 교사 수가 정원을 크게 웃도는 등 치열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교원면허 갱신제도는 2007년 6월 개정된 교원면허법에 따라 면허의 유효기간이 10년으로 단축되는 제도.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필수 12시간과 선택 18시간 등으로 구성된 갱신강습을 듣고 수료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올해는 각 대학 등이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험 준비를 위해 예비강습회를 무료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 수강신청자가 크게 몰리고 있다.
강습 과목은 주최 기관에 따라 ‘이과를 좋아하는 선생으로 변신하는 3일간’ ‘산수 지도의 개선을 위해’ ‘해석기하학의 기초’ 등 각양각색이다.
“등이 바닥과 평행이 될 때까지 몸을 앞으로 숙이세요.”
8월 지바(千葉) 현 지바 시의 한 연수시설 등에서는 120명의 중고교 교사가 비즈니스 예절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인사법을 배우는 풍경도 보였다.
2박 3일 동안 숙식하면서 학생지도법을 공부하는 이 강습회에는 주로 가정 과목을 담당하는 여성 교사들이 수강생으로 참석했지만 이과를 담당하는 50대 남성 교사의 모습도 보였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다른 강습회에 수강신청을 했지만 탈락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 예비강습회에 참석했다는 사연이다.
일본사학교육연구소가 12월과 내년 1월 지바와 오사카(大阪) 등에서 실시할 예정인 이 예비강습회에는 9일 현재 각각 250명 정원에 616명과 634명이 지원한 상태.
니가타(新潟)대가 실시한 또 다른 예비강습회에는 정원 100명의 5배에 가까운 494명이 지원했다.
예비강습회에 참여한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강습 내용도 유익했고 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즐겁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강의 내용과 수료시험 등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는 교사들이 더 많은 편이다.
“방학을 망쳤다” “비용이 비싸다” “열심히 시험 준비를 했는데 문제가 너무 쉬워서 불공평했다” “의사 변호사도 안 하는데 왜 교원만 면허를 갱신해야 하느냐” 등의 불평도 나온다.
제도의 시행 자체에 반대하는 교직원조합의 조직적인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사이타마(埼玉)교직원조합은 예비강습이 실시된 사이타마대 앞에서 교원면허 갱신제를 반대하는 유인물을 나눠 주기도 했다.
교원면허 갱신제도 시행에 따라 갱신 강습을 받아야 하는 초중고교 교사 수는 내년부터 연간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