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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8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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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책회의 국감으로 취소했다 긴급히 소집
“외환거래 줄었는데 환율 요동… 왜곡 있는지 점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금융 불안이 이어지면서 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정부 당국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외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강만수 장관 등 재정부 당국자들은 국정감사를 받으며 외환시장을 챙기느라 하루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 강 장관, 하루 두 번 청와대 오가
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재정부에서 열리는 국감에 참석하면서 청와대에 두 번씩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오전 8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그는 오전 10시 과천청사 집무실에 도착했다. 강 장관이 금융시장 상황을 보고받느라 당초 10시에 시작할 예정이던 국감은 10시 반에야 열렸다.
강 장관은 국감에서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이런 때일수록 이성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 당국이 신뢰를 잃었다”는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있다면 지난해 10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만큼 전 정권(노무현 정부)의 신뢰의 문제 아니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1시간 남짓 국감을 받던 강 장관은 여야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박병원 대통령경제수석,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일명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가기 위해 자리를 떴다.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린 이 회의는 당초 재정부 국감 때문에 취소됐다가 급박한 금융시장 상황 때문에 다시 개최됐다.
○ 한은-금융위 대책마련 분주
이날 청와대 서별관 회의 직후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재정부 기자실을 찾아와 외환시장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신 차관보는 “한국이 진 외채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가 파탄나지 않는 한 갚을 수 있다”며 “한국의 기업 및 가계의 부채비율도 상당히 건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량이 40억 달러로 줄어들었는데도 환율이 급등락해 ‘냄새’가 난다”면서 “시장에 지나친 왜곡 요인이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으로 뛰어오르자 한은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총재는 오전 7시부터 실무 담당자에게 역외 외환시장 동향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 안정에 주력했다. 한편 정부는 달러 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연내 시행하기로 했던 2단계 외화자유화 조치를 자금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뉴욕 “월요일이 두렵다”▼
증시 4주연속 ‘블랙먼데이’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등으로 미국의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15일부터 4주 연속으로 매주 월요일 뉴욕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 안팎에는 ‘블랙 먼데이’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메릴린치 매각, AIG의 유동성 위기가 한꺼번에 불거졌던 지난달 15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무려 504.48포인트(4.42%) 내린 10,917.51에 마감됐다. 이날 하락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치였다.
일주일 뒤인 22일에는 미국 정부가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는데도 다우지수는 전주 말 종가보다 372.75포인트(3.27%)나 급락한 11,015.69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진 그 다음 월요일(29일)에는 미 하원이 구제금융법안을 부결시킨 데 따른 충격파로 다우지수는 전주 종가보다 777.68포인트(6.98%) 빠진 10,365.45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 종가가 7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어 6일에도 미국 증시는 또 한 차례 공포의 월요일을 경험해야 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주 말보다 369.88포인트(3.58%)나 폭락한 9,955.50으로 마감됐다. 다우지수가 10,0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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