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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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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있는 장소 : http://blog.sina.com.cn/fujianfeng(푸 기자의 개인 블로그)
글 올린 시간 : 2008년 9월 14일 오후 6시 23분 19초
현재 상태 : 글 삭제됨(2008년 9월 19일 오후 4시 54분 43초 이후 삭제된 듯)
※참고 : 괄호 안의 글은 보충용 설명
제목 : 싼루(三鹿)의 가면을 벗겨주마(싼루 독(毒)분유 취재에 참여한 신문편집기자 수기)
一
사실 본 매체(난팡·南方주말)의 기자 허펑(禾風)은 일찍이 7월 말에 싼루 독 분유로 인해 신장결석에 걸린 아동이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퉁지(同濟)병원에만 20여명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원인(중국 공산당 또는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의미하는 듯)'으로 인해 당시 우리로서는 이런 일은 추적취재를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올림픽을 앞두고) 조화(和諧·조화사회를 의미)가 필요한 때였으니까.
편집기자로서 (나는) 매우 초조했다. 나는 이미 이 사건이 하나의 거대한 공공위생업무상 재난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기자를 보내 취재하도록 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그 때 (나는) 매우 깊은 죄책감과 좌절감에 휩싸였다. 오직 주위에 내가 아는 영유아를 가진 친구와 지인들에게 아이들에게 싼루 분유를 먹이지 말라고 말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전부였다.
우리의 기자 허펑이 후베이, 후난(湖南), 장시(江西) 성의 일부 의원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 의사들은 이미 싼루 분유에 문제가 있다고 크게 의심하고 있었다. 그들은 병원을 찾은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싼루 분유를 먹이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 때 나는 중국의 최대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度)를 찾아봤는데 일부 부모들이 이 상품(싼루 분유)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오직 (다시 취재해 쓸 수 있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릴 수 있을 뿐이었다.
二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내가 존경하는 동료 허펑은 추적취재를 다시 시작했다. 그는 후베이, 후난, 광둥(廣東) 성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했고 수십 명의 영유아 부모들을 접촉한 뒤 전국 여러 성의 병원 관계자들과의 전화 취재를 통해 최후엔 싼루 분유와 영유아들의 신장결석 사이에 기본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었다.
이런 취재과정엔 10여 일이 소요됐다. 매우 어려운 취재였고 취재 전 후난 성의 일부 피해자 부모들은 싼루 회사에 의해 돈으로 입을 봉해졌다. 후베이 성의 많은 매체들은 싼루 회사가 권력관계를 이용해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일부 취재에 함께 참여한 현지 기자들은 싼루 회사의 이런 여론 봉쇄 행위에 대해 매우 분노했지만 역시 달리 도리가 없었다.
9월 3일경이었다. 나는 한때 바이두에서 싼루 분유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후에 나는 싼루 회사가 바이두에 수백만 위안의 광고비를 주고 (싼루 분유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없앴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서야 연유를 알게 됐다.
우리는 취재 중 지방과 중앙정부의 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質檢總局·질검총국)에 보내진 모든 우유가 최후 검사 결과는 모두 합격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한편으로는 우리를 곤혹스럽게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왜냐하면 싼루 분유는 질검총국이 '검사 면제 상품'으로 인정한 제품 아닌가. 만약 문제가 있다면 이는 (질검총국이) 스스로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격이 아닌가?
이 사건 취재 과정 중 우리는 다시 나의 동료 허펑에게 반드시 신중해야 하고 만약 약간이라도 증거가 부족하면 바로 우리는 (상대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패소하는 화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또 우리의 취재는 싼루 회사가 알지 못하도록 반드시 비밀리에 진행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싼루는 하나의 대기업으로서 지극히 강한 세력을 갖고 있으며 후베이의 매체들을 봉쇄했듯이 똑같이 난팡주말과 같은 매체 역시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단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우리는 싼루 회사의 분유가 '합격'이라는 질검총국의 분석 결과를 동시에 보도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만 공정하다. 진정으로 합격인지 아닌지는 자연히 세간의 공론에 의해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취재과정에서 쉴 새 없이 질문을 받은 많은 피해자 부모들은 합리적인 해석을 해줬고 정의감 높은 많은 의사들은 우리 기자들에게 증거를 제공해줬다.
나를 지극히 실망시킨 것은 우리의 유관 정부 기구였다. 우리는 취재과정에서 질검총국이 올해 6, 7월경에 이미 여러 차례 검사결과를 '합격'이라고 보고했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사전 경고의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나를 지극히 실망시킨 것은 많은 의사들이 이미 신장결석 영유아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종합적으로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藥監局·약감국)은 관련 조사를 하지 않고, 우리의 위생부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疾控中心·질공중심)는 전염병 예보나 경고,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실망시키고 분노케 한 것은 당연히 싼루 회사다. 일이 있을 때마다 진상을 덮으려 하고 매체의 입을 봉하고 결국 400여명(당시까지 취재해 얻은 피해자 숫자인 듯· 9월 21일 현재 중국 정부 발표는 5만4436명)의 영아들이 피해를 입게 했다.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우리는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다. 우리는 이 공공위생사건에 드리운 의문의 구름을 제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 같은 격한 흥분과 신념이 나와 동료 허펑을 격려해줬다.
三
9월 12일(10일의 잘못인 듯)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왕(新華網)은 깐수(甘肅) 성의 매체가 싼루 회사를 익명으로 고발한 기사를 전재(轉載)했다. 나는 우리가 이제는 더 이상 보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감지했다.
우리는 공개적으로 싼루 회사에 질의했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일반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이번 식품 위기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다.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설령 싼루 회사가 소송을 걸어온다 해도) 법률상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반드시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9월 13일(11일의 잘못인 듯) 우리는 거듭 (보도를 위해) 전력투구했지만 원고는 여전히 게재되지 못했다. 그날 밤 싼루 회사가 결국 압박에 못 이겨 분유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고 공개적으로 제품 회수를 선언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
9월 14일(12일의 잘못인 듯) 우리는 '신장결석 영아의 힘든 추적로'라는 제하의 글을 난팡주말 홈페이지와 난팡도시보에 게재했다. 우리 매체의 사전경고가 또 다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일종의 작은 보충수단이었다.
四
이번 사건의 일은 원래 절대 쓰고 싶었던 게 아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다시 싼루 회사에 분노하고 있다.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현재 싼루 회사는 거듭 분유 오염의 원인은 불법적인 낙농가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묻겠다. 만약 낙농가들이 우우에 똥이나 오줌을 넣은 사람들이라면 당신들은 이를 모두 사서 분유를 만든 사람들 아닌가?
또 만약 당신들 주장대로라면 그렇게 많은 신장결석 영유아들이 발생한 이후 당신들은 왜 매체들을 봉쇄하고 사전에 경고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제품을 회수해야 했을 때에야 비로소 분유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나? 현재 책임을 낙농가들에게 전가하고 있지 않은가?
싼루 측은 또 분유 피해자들은 낙농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바로 불량배나 건달들의 화법이다. 법리상 (이는) 매우 간단하다. 만약 낙농가들이 한 짓이라면 이 또한 피해자들은 먼저 싼루 그룹에게서 먼저 손해배상을 받아야 하고 싼루 측은 다시 낙농가들로부터 배상을 받아야 한다.
또 현재 스자좡(石家莊) 경찰들이 체포한 관련자들은 아직까지 신분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낙농가들이라고 한다. 이는 무슨 조사 논리인가. 진정으로 피해를 입힌 사람은 조사하지 않고 되레 지엽말단의 곁가지들만 조사하는데 힘쓰고 있다. 중앙정부와 전국 인민들을 속이려 하는 건가?
나는 또 묻고 싶다. 또 보고 싶다. 이번에 엄중하게 실책한 국가 질검총국은 당신들의 은폐와 실책을 어떻게 스스로 처리할 것인가? 나아가 위생부의 산하기구들은 자신들의 실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
五
만약 각도를 다시 바꿔 보면 유업(乳業)인사들은 일찍이 경고음을 발했다. 중국의 유업은 악성 저가경쟁으로 우유의 처음부터 최종 상품에 이르기까지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과도한 경쟁을 하는 가운데 악성순환을 스스로 제거하지 못하고 싼루 분유의 이런 사태를 맞아서야 스스로 자멸할 것이라고 말이다.
국가의 감독기관과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가 (이번처럼) 다시 나서지 않는다면 화(禍)는 절대로 영아들의 분유에 그치지 않고 유업 전체를 퍼질 것이다.
가짜와 불량품을 만들어 이득을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과는 이득을 봄과 동시에 기타 가짜를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피해를 입는다.
우리는 이미 매우 심한 참상을 입었다. 우리는 혼란스럽고 불결한 식품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악성 시장경제를 원하는 게 아니라 선량한 정치시장경제를 원한다. 우리는 도덕적인 시장경제를 원한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