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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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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미국의 턱밑인 쿠바에 우주센터를 건설하고 쿠바와 우주 기술 협력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미국 마이애미헤럴드가 26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최근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던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러시아 연방우주청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쿠바도 러시아와의 우주 협력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주 협력 첫 단계는 러시아가 독자적 우주항법 시스템으로 2010년까지 구축할 예정인 ‘글로나스’를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과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것.
페르미노프 청장은 이러한 협력이 군사적 목적에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26일 “이번 우주 협력이 갖는 거대한 군사적 잠재력은 미국을 가시방석에 앉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근처에 위성 신호를 잡을 수 있는 거대한 안테나가 설치되면 미국의 모든 시설이 감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쿠바군의 작전 반경이 넓어지며, 쿠바군은 나아가 글로나스를 사용해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크루즈미사일까지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신화통신의 분석이다.
러시아는 2002년 1월 자금난으로 해외 최대 정보 감청기지였던 쿠바 루르데스 기지를 폐쇄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고 그루지야전쟁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이에 맞서 최근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반미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러시아는 26일에는 베네수엘라에 10억 달러의 군사차관을 주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4일에는 니카라과 정부군의 노후한 무기와 장비를 교체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