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원’ 같은 ‘넘버 투’ 그들이 세계를 흔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 포린폴리시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2인자’ 5명 선정

푸틴 총리, 대통령 고유업무까지도 직접 관장

알자와히리, 빈라덴 대신 알카에다 총지휘


세계가 ‘2인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26일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2인자 5명을 소개하며 이들이 자기 국가나 조직은 물론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다. 푸틴 총리는 5월 대통령에서 물러나 총리로 자리를 옮기면서 총리실을 대폭 강화했다. 그는 대통령 시절처럼 여전히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의 고유 업무인 외교·국방도 실제로는 그가 좌지우지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에 전쟁이 발생하자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던 푸틴 총리는 급히 귀국해 전쟁을 지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그루지야에서 러시아군의 철수가 늦어지자 “(푸틴 총리가 아니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서명한 정전 협정은 러시아 군대에 효력이 없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선정됐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공식 서열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종교 지도자보다 낮다. 국내외 주요 현안은 하메네이 지도자가 결정한다.

하지만 그는 핵 개발을 둘러싼 서방국가들과의 대치 등으로 일약 ‘뉴스메이커’로 떠올랐다. 그의 경제정책이 광범위한 비판을 받고 이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한때 하메네이 지도자와의 불화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하메네이 지도자는 내년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경제정책을 총괄한다. 수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 관료들의 수장이기도 하다. 특히 5월 쓰촨(四川) 성 대지진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간 원 총리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피해자들을 위로해 ‘원 할아버지’라는 애칭을 얻었다.

포린폴리시는 “원 총리는 주요 결정을 내리기 전 사흘간 숙고하며 적이 거의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으로 꼽힌다. 포린폴리시는 “이제 아무도 ‘부통령은 별 볼일 없는 자리’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이라크전 장기화 이후 다소 힘이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여전히 물밑에서 주요 현안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오사마 빈라덴에 비해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알카에다의 실무를 총지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적’에 대한 테러 전략을 세우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알자와히리는 9·11테러 이후 수십 차례 비디오 오디오 메시지를 보내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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