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이룬 꿈… 中, 오늘밤 9시 세계 중심에 서다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만리장성의 올림픽 성화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중국 베이징 교외 바다링 만리장성에서 한 성화 봉송 주자가 손을 흔들며 뛰고 있다. 바다링=AFP 연합뉴스
만리장성의 올림픽 성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중국 베이징 교외 바다링 만리장성에서 한 성화 봉송 주자가 손을 흔들며 뛰고 있다. 바다링=AFP 연합뉴스
1908년 첫 유치준비… ‘13억 인민’ 열망 담아

개막식 李대통령-부시 등 80여개국 정상 참석

호텔 주변 장갑차… 축제 앞둔 베이징 긴장감

《‘13억 중국인의 100년 꿈’인 2008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린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29회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8일 오후 8시(현지 시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에서 전 세계 80여 개국 정상과 관중 9만1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회식을 열고 24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아시아에서는 도쿄(1964년)와 서울(198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는 205개국 선수들이 참가해 28개 종목에서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베이징은 축제 전야

1908년 톈진의 한 언론매체가 중국도 올림픽을 개최하자고 주창한 이후 꼭 100년 만에 꿈을 이룬 7일 베이징은 밤을 잊은 듯했다.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베이징의 밤은 올림픽을 빼곤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도시의 큰 건물과 교각들은 화려하게 불빛을 내뿜었고 거리와 대형 빌딩 및 상점 현관에는 깃발과 축제를 알리는 붉은 등이 걸렸다. 마주치는 사람들끼리 “중국 만세, 올림픽 만세(中國加油 奧運加油)”를 외쳤다.

베이징 사람들은 올림픽에 대한 심정을 두 단어로 정리했다. 흥분과 기대였다. 특히 중국의 심장부 톈안먼(天安門) 광장엔 이날밤 늦게까지 많은 인파가 몰려 올림픽을 맞이하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올림픽으로 중국이 더 발전하고 중국인과 세계인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 성화 봉송로엔 오성홍기 물결

이날 올림픽 성화는 오전 7시경 바다링(八達嶺) 만리장성에서 전투기 조종사 리중화(李中華) 씨를 선두로 베이징 외곽을 돌았다. 바다링 장성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만리장성을 대표하는 구간이다.

성화 봉송로 양측에는 수많은 사람이 붉은 띠를 머리에 묶고 올림픽기와 오성홍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상시시(尙喜喜·23·여) 씨는 “오전 6시부터 4시간이나 기다려 성화를 봤다. 조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중국 역사의 화려한 재건

570년의 역사를 지닌 ‘첸먼다제(前門大街)’는 1년 3개월간의 공사를 끝내고 이날 정식으로 일반에 개방됐다. 첸먼다제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위해 역점을 두고 복원한 대표적 거리. 명나라 때부터 유명한 상업거리로 톈안먼(天安門) 광장 남쪽에 있다.

베이징의 유명한 오리구이집 ‘취안쥐더(全聚德)’ 등 100년 넘은 유명 상점(라오쯔하오·老字호)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손님을 맞이했다. 이날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려 옛 거리의 재탄생을 축하했다.

베이징에서 20년째 살았다는 위모(76) 씨는 “첸먼다제가 예전보다 훨씬 넓고 멋지게 꾸며졌다”며 기뻐했다.

○ ‘정상들의 숙소’ 베이징

7일 베이징은 세계 50여 개국 정상과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면서 종일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각국 정상은 도착과 함께 정상회담에 나서 베이징은 ‘세계 정상들의 숙소’로 변했다.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50여 개국 국가 정상급이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8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이 도착한다.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과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은 정부 대표로 공항에서 각국 귀빈을 영접했다. 이날 공항은 영접 나온 각국 대사와 중국 외교부 관리, 경호 및 의전요원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이날부터 수십 차례로 예정된 릴레이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중국 외교부는 후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11일까지 5일 동안 이명박 대통령, 부시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과 70여 차례의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 삼엄한 경계

축제 분위기와는 별도로 이날 베이징의 경비는 사실상 실전 태세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이 묵는 베이징 시내 동북쪽 웨스틴 호텔과 많은 정상이 묵는 차이나월드 호텔 부근에는 장갑차까지 등장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또 개회식 장소인 냐오차오에는 1급 경계령이 발동돼 진입에 4차례의 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철통같은 보안에 들어갔다. 적외선 탐지시스템 등 첨단 테러방지 시스템도 가동됐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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