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獨-佛 3국 정상 모두 “휴가중”

  • 입력 2008년 7월 29일 03시 00분


영국 독일 프랑스 3국 정상이 모두 ‘휴가 중’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27일 런던 동북쪽 서퍽 지역의 별장으로 총리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찬 북해의 바람이 부는 서퍽 해안을 산책하는 것은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에 자신을 비유하기도 한 브라운 총리의 심정과 어울릴 것이라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노동당 텃밭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이스트의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언론에서 ‘휴가 후 9월 축출설’까지 나오고 있는 총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취임 후 브라운 총리를 처음 보는 지인들은 “그가 몸이 홀쭉해지고 얼굴색이 핼쑥해진 데 놀랐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본래 사교적이지 못한 브라운 총리가 힘들 때면 찾는 것은 가족이다. 부인 세라 여사와 아들 존 군과 프레이저 군, 동생 앤드루 씨가 휴가에 동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가 첫날인 24일에는 공교롭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가 방문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의 연설 요청을 거부해 서먹한 오바마 후보와의 만남을 끝내자마자 총리가 직행한 곳은 바이로이트. 바그너광인 메르켈 총리는 다음 날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의 개막작인 바그너의 악극 ‘파르지팔’ 공연을 봤다.

이후 일정은 남편(요아힘 자워 교수)과 숲 속에서 산행을 즐길 것이라고만 공개됐다. 주간 ‘치체로’는 “총리가 화가 에밀 놀데의 자서전 ‘나의 생애’를 휴가 중에 읽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개혁법안을 잇달아 통과시키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28일 노래하는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첫 여름휴가를 떠났다.

3주로 예정된 휴가의 절반은 이탈리아 부잣집인 브루니 가문이 코트다쥐르에 소유한 호화 별장에서, 나머지 절반은 수km 떨어진 브레강송 대통령 별장에서 보낸다.

지난해 요란했던 미국에서의 휴가와 달리 올해는 인근 유명 휴양지 생트로페로의 외출도 자제하고 가족과 조용히 보낼 계획. 휴가 중 3일(다음 달 7∼9일)은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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