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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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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8 ~ 10년간 만날 지도자들과 대화”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중동 및 아프가니스탄 방문에 대해 여러 미국 언론이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 순방은 특히 오바마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외교안보분야 경험 부족’ 논란을 잠재우고 군 통수권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이라크 정부가 오바마 후보의 ‘16개월 내 철군’ 시나리오를 지지한 것은 전시(戰時) 지도자로서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그에게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후보 자신은 22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의 목적은 앞으로 8∼10년간 만나야 할 지도자들과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려는 것”이라고 말해 이번 순방이 11월 대선 승리는 물론이고 재선까지 염두에 둔 행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취임선서를 한 직후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정착을 첫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지난해 9월 시리아 핵 의혹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은 정당한 것”이라고 말해 미국 대통령 당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대인 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바마 후보의 행보가 자칫 분쟁지역에 대한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CNN 정치평론가인 데이비드 거건 전 국무장관특보는 “현 상황에서 미국 군대의 철군을 거론하는 것은 오바마 후보의 몫이 아니다”라며 “전시에 최고사령관은 미국 대통령 단 한 명”이라고 말했다.
랜디 쇼인먼 존 매케인 후보 캠프 수석외교정책보좌관도 “오바마 후보는 11월에 대선을 치른다는 사실을 잊은 듯 마치 대관식을 앞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