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경찰 수천 명 ‘베이징 차출’ 까닭은

“상경민원인 통역 문제해결 쉽게”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겠다. 고향 경찰이 직접 와서 해결해라.”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에 지방에서 올라온 민원인의 불만을 처리하고 이들의 시위 등을 막기 위해 최근 31개 지방 성·자치구 경찰 수천 명을 베이징(北京)으로 끌어올렸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베이징 경찰력만으로는 관리 및 통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베이징의 경찰관들이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에 익숙해 고향 방언을 사용하는 민원인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방언은 한국과 달리 표준어와 95% 이상 달라 대화가 쉽지 않다.

마오서우룽(毛壽龍)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올림픽 기간에 선수와 임원, 관광객 등 중국 국내와 세계 각지에서 200만 명 안팎이 베이징으로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간에 지방 민원인의 범죄나 불만을 처리하는 데는 베이징 경찰보다 ‘고향 경찰’이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상경 민원인은 평소 2000명 수준으로 대형 정치행사나 국제행사가 있을 때는 1만 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에 앞서 올림픽경기장 주변과 시내 중심지를 시위 금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뒤 상방인(上訪人·상경 민원인)의 시위는 베이징의 교외에 위치한 세계공원에서만 허용하기로 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