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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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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53) 회장이 33년간 몸담아 온 MS에서 공식 은퇴했다.
자신의 오랜 친구인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추억의 스크랩북을 작별 선물로 받은 게이츠 회장은 기립 박수를 보내는 800여 명의 임직원 앞에서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9일 외신들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8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은퇴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도 평소처럼 넥타이를 하지 않은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게이츠 회장은 “내 인생에서 MS와 MS가 하고 있는 위대한 일들을 생각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는 말로 MS에서의 지난날을 회고했다.
그는 발머 CEO와 함께 1980년대 세계 최대의 컴퓨터 회사였던 IBM과 벌인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을 회상하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회사와 정면으로 맞서 싸웠으며, 이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MS가 위기라고들 하지만) 심각한 경쟁이란 언제나 있어 왔다”며 “나는 지금 MS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생각하며, 나의 은퇴가 다른 이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고별사에서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를 놓치거나 좋은 인재들을 잃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인터넷 시장을 간과해 최근 구글 등에 밀리고 있는 것은) MS의 실수”라며 “그러나 우리는 실수를 한 적이 많고 그때마다 실수로부터 뭔가를 배워 많은 업적들을 이뤄 왔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MS가 검색 시장에서 뭔가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최고가 될 것”이라며 인터넷 검색 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의 뒤를 이어 MS를 이끌게 된 발머 CEO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너무나 엄청난 기회가 주어져 왔고, 이는 빌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것”이라며 “빌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게이츠 회장은 앞으로 부인 멀린다 게이츠 씨와 함께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보유자산 373억 달러·약 38조7000억 원)을 통해 교육 사업 및 빈곤 지역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퇴치 등 자선사업에 전념할 예정이다.
다만 MS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주 1회 MS에 출근해 굵직한 회사 사안에 대해 조언하게 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