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이면서 대국 꿈꾸고 몸은 동양, 마음은 서양”

  • 입력 2008년 5월 10일 02시 58분


中언론, 日이해 5가지 키워드 제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맞아 마팅(馬挺) 와세다대 교수가 일본을 5가지 키워드로 분석한 글을 8일 궈지셴취(國際先驅)도보에 기고했다.

중국 런민(人民)대 출신의 마 교수는 “일본은 ‘일의대수(一衣帶水·냇물 하나를 사이에 둔 가까운 이웃)’이면서도 ‘만수천산(萬水千山)’만큼 먼 국가”라며 일본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① 大小

마 교수는 먼저 일본에 대해 “소국이나 대국의 꿈을 품고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과거 메이지(明治)헌법도 ‘대일본제국 헌법’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자신들의 몸을 낮춰(소·小) 미국을 대하는 것을 싫어하는 등 대국에 대한 꿈이 있다는 해석이다.

또 마 교수는 “일본은 중국에 대해 인구와 땅은 ‘대(大)’국이어도 ‘강대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해 1월 발생한 중국산 만두 사건도 일본인들이 중국을 얕잡아보는 것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② 貧富

두 번째 키워드 ‘빈부’에 대해 마 교수는 일본이 ‘치부(致富)’를 미워하진 않지만 부정한 돈벌이는 증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경쟁을 해도 ‘너 죽고 나 살기’식이 아니라 ‘나도 살지만, 너도 살아라’를 추구하고 상속세를 높게 물려 과도한 빈부격차를 막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본인의 내면에는 심각한 계급의식도 남아 있다고 마 교수는 진단했다. 일례로 과거 사농공상(士農工商)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계층인 ‘백정’을 지칭하는 ‘부락민 출신’은 지금도 결혼 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것.

③ 靈肉

셋째로 일본은 ‘성(性) 개방하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나라’이다. 마 교수는 한방에서 같이 공부하다가 ‘아무 일 없이’ 잠을 자던 남녀 제자들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일본의 혼욕(混浴)을 보고 성생활이 문란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본의 남녀관계는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④ 東西

일본은 또 몸은 동쪽, 마음은 서쪽에 있는 나라다. 개화기에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가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로 진입하자)를 부르짖은 이후 줄곧 서구를 지향하고 있으나 완전한 서구화는 이루지 못했다고 마 교수는 진단했다. 서양식 의회와 시장경제, 경쟁원칙 등은 도입했으나 비밀스러운 뒷거래 정치, 복잡한 유통 질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⑤ 左右

끝으로 마 교수는 “일본에서는 정치와 사회, 언론 등 각 분야에서 보수와 혁신, 강경파와 온건파라는 이름으로 좌파와 우파가 치열하게 싸운다”며 “우파는 반(反)미국, 평화헌법 개헌을 주장하고 특히 반(反)중국 또는 중국 위협론을 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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