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친미-반미세력 무력 충돌

  • 입력 2008년 5월 9일 02시 59분


수도 베이루트서 총격전… 공항 폐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친미(親美) 정부세력과 반정부 세력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 도로가 봉쇄되고 공항이 폐쇄되는 등 혼란을 빚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7일 보도했다.

이날 무력 충돌은 반정부 조직인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노동조합 연맹’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반발하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들어가자 친정부 수니파 세력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레바논의 최저임금은 월 200달러(약 20만2000원)인데 1996년 이후 동결된 상태다.

시위대는 자동차와 타이어를 불태우고 레바논 공항과 항구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 장애물을 쌓아 시내 교통이 마비됐다. 또 도시 곳곳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폭발이 일어났다.

AP통신은 이 지역 보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양쪽의 충돌 과정에서 헤즈볼라 측이 수니파의 유력 인사인 사드 알 하리리 씨의 2개 사무실을 점거했으며 군경이 건물 안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친미 정부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2006년 11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레바논은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1월 임기가 끝난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후임자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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