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 성 쯔보(淄博) 시에서 28일 오전 열차 두 대가 충돌해 70명이 사망하고 416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부상자 가운데 70여 명은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피해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사고로 철도 운행이 중단된 데다 경찰이 사고 주변 지역의 주요 고속도로마저 통제한 채 응급차와 철도 보수 차량만 통과시키는 바람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고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성화 봉송 방해 시위 등으로 세계의 이목이 중국에 집중된 가운데 발생해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
▽사고 순간과 구조활동=이날 오전 4시 41분경 산둥 성 지난(濟南)을 거쳐 왕춘(王村) 진의 커브 구간을 지나던 베이징(北京)발 칭다오(靑島)행 T195호 열차의 뒷부분 객차 9량이 탈선했다. 탈선한 열차는 곧 반대 철로에서 옌타이(煙臺)를 출발해 장쑤(江蘇) 성 쉬저우(徐州)로 가던 5034호 열차와 충돌했다. 충돌 직후 T195호의 앞부분 객차 5량이 추가로 탈선하고 5034호 열차도 앞부분 객차 5량이 탈선해 두 열차가 모두 주변 논과 밭으로 굴러 뒤집어졌다. 중국 언론은 “곳곳에 시신이 흩어져 있고 부상자가 객차에 끼여 있거나 튕겨 나와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의료진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중국 당국은 700여 명의 의사와 간호 인력을 투입해 부상자들을 인근 19개 병의원으로 이송해 치료하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는 프랑스인 4명이 포함돼 있다. ▽사고 원인, “테러는 아니다”=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사고 직후 장더장(張德江) 부총리와 류즈쥔(劉志軍) 철도부장 등을 현지에 급파해 사고 원인 파악과 구조 활동을 지휘하도록 했다. 이들 현장 지휘부는 “이번 사고는 테러나 치안사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사고 현장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 결과 (이 참사는)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아직 뚜렷한 사고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열차가 곡선 구간에서 탈선한 점에 미루어 과속에 의한 탈선이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산둥 성은 1200여 명의 경찰과 무장경찰, 인민해방군, 당 간부 등을 동원해 희생자 구조와 질서유지에 나섰다. 사고 현장 반경 5km 지역은 취재진을 포함한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다. 철도부는 이르면 29일 오전 8시 철로 보수를 마치고 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1904년 개통된 이 철로가 노후해짐에 따라 올림픽을 앞두고 여객 전용철로를 새로 부설 중이었다. 노후화한 철로는 화물 전용으로 쓸 예정이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철도 사고로 3170명이 사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