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타쿠’ 돌풍 양당정치 흔들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55년 양당구도 염증” 여야의원 107명 참여

총선 출마자 공약검증 기치… ‘신당론’ 솔솔

“양당정치에 신물이 난다.”

일본 정계에서 50여 년간 이어진 양당 대립구도인 ‘55년 체제’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본 지식인과 정재계 인사들이 결성한 ‘지역·생활자 기점으로 일본을 센타쿠(せんたく·선택 혹은 세탁)하는 국민연합’과 그 연대조직인 초당파 의원모임 ‘센타쿠 의원연합’이 3일 공식 출범하면서 정계에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센타쿠 의원연합에는 현직 국회의원 107명이 참가했다. 구성원은 자민당(51명), 민주당(47명), 공명당(8명), 국민신당(1명) 소속 의원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공동대표는 문부과학상을 지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의원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55년 체제’란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자민당으로 합당하고 사회당의 좌파와 우파가 단일 사회당을 결성하면서 생긴 여야 양당체제를 뜻한다. 일본에선 지금도 자민당과 민주당이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군소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센타쿠 의원연합은 차기 중의원선거를 앞두고 양당체제로 인한 소모적 정치싸움에서 벗어나 매니페스토(공약검증운동) 실현을 목적으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개혁, 지방분권 등 주제별 분과를 설치해 전문성을 도모하는 한편 각 당 지도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이슈별로 초당파 의원 모임이 결성된 적은 있지만 100여 명 규모의 연합이 구성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센타쿠 의원연합은 활동 기한을 올해 총선(시기 미정)까지로 제한하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이 ‘제3의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센타쿠 신당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자민당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 체제도 불안해지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정치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이즈미 칠드런’(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공천으로 2005년 총선에서 당선된 자민당 초선의원), 민주당의 비(非)오자와계 등 각 정당 파벌에서 소외된 의원들은 ‘센타쿠 의원연합’을 영향력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시사월간 ‘더 팩타’ 최신호는 전했다.

자민당과 민주당에서도 이들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 자민당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간사장은 지난달 15일 가와무라 의원을 가리켜 “주의하기 바란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센타쿠 연합 출범 일지▼

△2008년 1월 20일

정재계, 학계 인사 1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지역 생활자 기점으로 일본을 센타쿠하는 국민연합 출범 기자회견.

△2008년 2월 20일

센타쿠 의원연합 발기인 대회 개최. 자민당, 민주당 등 현직 국회의원 16명이 참석.

△2008년 3월 3일

센타쿠 국민연합과 그 연대조직인 초당파 의원모임 센타쿠 의원연합 공식 출범. 의원연합에 현직 국회의원 107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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