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선택 2008] “오바마 무사할까”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예비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암살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점점 더 많은 흑인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오바마 후보가 무사할까’라는 염려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이어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암살되는 모습을 모두 지켜본 흑인 노년층이 오바마 후보의 암살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후보가 킹 목사와 같은 흑인인 데다 케네디 형제 같은 젊음과 패기, 신선함을 함께 갖추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오바마 후보가 위험에 노출될 우려 때문에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흑인들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오바마 후보에 대한 암살 우려는 이미 각국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다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오바마 후보와 비교할 수 있는 킹 목사, 케네디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 등 4명의 지도자는 모두 국가를 새롭고 이상주의적인 길로 이끌겠다고 주장한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지만 암살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콜린 파월 장군이 1996년 공화당 대선 후보 출마 제의를 받았을 때 그의 부인은 암살 위협을 내세워 남편을 주저앉혔지만 이 결정은 옳았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한 기류를 암시했다.

이에 앞서 이달 9일에는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 “오바마 후보는 암살될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우려 속에 오바마 후보는 대선 후보 중 가장 처음으로 지난해 5월부터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재무부 소속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경호팀은 지난주 오바마 후보의 유세 때 1만7000명의 청중을 아무런 검색도 없이 행사장에 들여보내 논란을 빚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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