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선택 2008] “매케인 도와줄까”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보수파 “적의 적은 친구” NYT ‘염문’ 보도 후 결집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여성 로비스트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을 제기한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매케인 의원에 대한 미국 보수파의 지지를 오히려 결집시키고 있다.

NYT는 23일 매케인 의원과 여성 로비스트 비키 아이스먼 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보도한 이후 보수파 방송이 매케인 의원을 변호하고 나섰으며 온라인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골수 보수파의 지지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매케인 의원으로서는 NYT의 보도가 약이 된 셈이다. 좌파의 목소리를 낸다고 보수파로부터 비난받던 NYT가 매케인 의원을 공격하자 ‘적(敵)의 적은 친구’라는 원칙이 효력을 나타낸 것.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의 앵커 크리스 월러스 씨는 “NYT로부터 공격받은 것을 보면 매케인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은 인물인 것 같다”며 “이번 NYT의 공격은 그로서는 명예훈장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의 선거 진영도 당장 이번 일을 보수파 지지자 결집과 선거자금 확보에 활용하고 나섰다.

매케인 의원 진영의 유세 책임자인 릭 데이비스 씨는 “NYT와 싸우기 위해 오늘 당장 여러분의 기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고위급 자문관인 스티브 슈미트 씨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NYT 기자에게 ‘고맙다’며 ‘신문 보도 후 24시간 동안 꽤 많은 자금을 모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스탠절 백악관 부대변인도 22일 “이 건물(백악관)에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의 대선에서 NYT가 공화당 후보를 공격해 온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NYT 공격에 동참했다.

그러나 NYT는 23일자에서도 “매케인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게 ‘위원회를 조사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세를 그치지 않았다.

NYT는 21일 매케인 의원과 아이스먼 씨의 관계를 보도하며 1998년 당시 상원 통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매케인 의원이 TV 방영권 매입 문제와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편지를 FCC에 보낸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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