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유있는 연승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힐러리 지지표, 지역 - 계층 - 인종 안가리고 ‘전향’

힐러리, 3월초 ‘빅3’경선 두자릿수 압승해야 승산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순풍에 돛을 단 듯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전보는 동부, 서부, 중부, 남부를 가리지 않는다. 프라이머리(예비경선)나 코커스(당원대회) 같은 선거 방식도 가리지 않고 ‘불패 신화’를 10승째 이어 갔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와 중산층 이하 백인의 비율이 높은 위스콘신 주 경선에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17%포인트 차의 대패에 맥이 풀린 모습이다.

▽백인도, 노동자도 오바마로=19일 위스콘신 주 민주당 프라이머리 출구조사 결과는 오바마 후보의 10연승 행진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 후보가 강세를 보여 왔던 백인 유권자의 54%가 오바마 후보를 지지해 45%에 그친 힐러리 후보를 앞섰다. 특히 백인 남성의 경우 오바마 후보 지지가 63%를 기록해 힐러리 후보의 지지율 34%를 압도했다.

힐러리 후보의 또 다른 지지층인 노동자 계층도 53%가 오바마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44%에 그친 힐러리 후보를 울렸다.

앞서 5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는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주 등 ‘블루칼라’ 투표에서 힐러리 후보가 6 대 4 정도의 비율로 오바마 후보를 눌렀다.

백인 여성의 표심은 52% 대 47%로 여전히 힐러리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선에서 힐러리 후보에 대한 백인 여성들의 지지가 20%포인트 정도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백인 여성표가 이젠 힐러리 후보의 전유물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힐러리 ‘빅3 경선서 대승해야’ 부담=최근 경선을 치른 주들이 비교적 작은 규모라고는 하지만 무려 10연패인 만큼 힐러리 캠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힐러리 후보로서는 3월 4일 텍사스(대의원 193명), 오하이오(141명)와 4월 22일 펜실베이니아 주(158명) 등 ‘빅3’ 경선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압승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12일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주에서 열렸던 ‘포토맥 프라이머리’를 기점으로 역전되기 시작한 확보 대의원 수의 격차는 점차 벌어져 집계기관별로 힐러리 후보가 오바마 후보에게 60∼120명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