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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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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사상최대 내년예산 3조달러 의회제출
미국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군을 신속하게 전투에 투입하기 위해 2009 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예산에서 전시비축물자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4일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육군은 2009 회계연도 육군비축물자(APS) 프로그램 예산으로 8800만 달러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미 육군은 증액되는 예산으로 유사시 한국에 파견되는 중무장전투여단(HBCT)이 사용할 탄약과 장비세트 등 전쟁예비물자(WRSA)를 구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제고와 지상군 감축 계획에 따라 올해 말까지 주한미군의 규모가 2만5000명으로 줄어드는 데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방위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 국방부는 전쟁포로(POW)와 실종자(MIA) 유해 발굴 및 신원확인을 위한 예산으로 8020만 달러를 책정했다. 이 예산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미군 8100여 명의 유해 발굴 작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과 미얀마, 이란, 쿠바 등 독재국가에 사는 주민들에게 TV와 라디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을 돕기 위해 6억9900만 달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이날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3조1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올해 예산 2조9000억 달러보다 6%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내년 예산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이라크전쟁 비용을 포함해 테러와의 전쟁 수행 및 군사력 증강 등 안보 관련 지출이 대폭 증가했고,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1460억 달러 규모의 긴급 경기부양책이 포함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올해 41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2004년의 4130억 달러에 육박했다. 세출이 세입보다 많은 내년 역시 적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한 40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예산편성에 반대하고 있어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