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BS 서울특파원 구마 씨 “17년전 생명 구해줘 거듭 감사”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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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바다에서 표류 중인 자신을 구해준 당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505함 앞에 선 일본 도쿄방송 서울 특파원 구마 나오키 씨. 사진 제공 전남 여수해양경찰서
17년 전 바다에서 표류 중인 자신을 구해준 당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505함 앞에 선 일본 도쿄방송 서울 특파원 구마 나오키 씨. 사진 제공 전남 여수해양경찰서
“표류할 때 구조해준 함정 퇴역한다니 섭섭”

일본인 방송기자가 17년 전 서해에서 자신을 구조해 준 해경 경비함정을 찾아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일본 도쿄방송(TBS) 서울지국 특파원인 구마 나오키(久間直樹·42) 씨는 29일 전남 여수시의 여수해양경찰서 전용부두를 찾아 이곳에 정박해 있는 505함(500t급)을 방문했다.

구마 씨와 505함과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마 씨는 그해 10월 17일 동료 기자 1명과 취재차 일본 트롤어선 제82 히노마루호(150t급)를 타고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던 중이었다.

히노마루호는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 서쪽 100여 km 해상에서 알 수 없는 물체와 충돌해 침몰하기 시작했다. 구마 씨는 선원 등 일행 11명과 함께 급히 구명보트에 옮겨 타고 10시간 동안 표류했다.

주변을 지나던 경남 통영선적 조양호(37t급) 선원들이 이들이 표류하는 모습을 보고 목포해경에 신고했으며 해경은 이 경찰서 소속인 505함을 출동시켰다.

결국 구마 씨는 현장에 도착한 505함과 한국 측 연락을 받고 이곳까지 온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함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그는 2005년 특파원으로 한국에 부임한 뒤 1990년 자신이 겪었던 일을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505함을 수소문했다. 결국 최근에야 이 배가 4년 전 여수해경에 배치됐다는 사실을 알고 이날 만나게 된 것.

구마 씨는 “505함이 내년에 퇴역한다는 소식을 듣고 꼭 한번 보고 싶었다”며 “당시 구조해 준 경찰관들은 다른 곳으로 옮겼기 때문에 현재 이 배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 대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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