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때 소년병서 세계 아동인권 수호자로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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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소년병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청년이 20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전쟁 피해 아동들의 인권 수호자(Advocate for Children Affected by War)’로 임명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권 운동가이자 작가인 이시마엘 베아(26·사진) 씨.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그는 12세 때 반군에 부모와 형제를 잃고 정부군에 붙잡혀 소년병이 됐다. 그는 함께 끌려간 아이들과 함께 상관의 지시에 따라 반군과 전투를 하면서 마을을 습격했고 살인도 저질렀다.

그러다 유니세프에 의해 구출돼 전쟁터를 빠져나왔고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2004년 양부모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학업을 마쳤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아동 인권 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올해 초에는 소년병 시절의 체험을 기록한 회고록 ‘집으로 가는 길(A Long Way Gone)’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이날 유엔 아동권리협약 1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베아 씨는 “내 인생에서 희망을 잃었던 시기에 유니세프를 만났다”며 “이젠 임명받은 역할에 따라 다른 어린이들이 나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하는 활동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분쟁의 희생자였던 그가 이젠 아프리카는 물론 전 세계 어린이 인권 보호의 선봉장이 된 것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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