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권총강도 흉내 승객에 기겁” 뉴욕택시운전 체험기

입력 2007-09-06 03:02수정 2009-09-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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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노란색 택시(옐로캡)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뉴욕을 상징하는 명물이다.

하지만 4만여 명의 뉴욕 택시운전사 중에서 미국식 영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등 전 세계에서 몰려 든 이민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을 졸업한 30대 초반의 미국 여성이 뉴욕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체험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올려 인기를 모으자 이를 최근 책으로 펴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뉴욕의 여성 택시운전사는 200명에 불과하다.

멜리사 플라우트(31) 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를 다니다 4년 전 해고된 뒤 뭔가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싶어 뉴욕에서 택시를 몰기 시작했다.

그는 일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개설한 블로그(newyorkhack.blogspot.com)에 택시를 운전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경쾌한 문체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블로그는 조회수가 많게는 수십만 건을 기록했다. 그는 그런 경험담을 모아 ‘택시운전사’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운전대를 잡은 첫날 한 남자가 권총을 쏘는 자세를 취하며 “가진 돈을 모두 내 놔”라고 놀리면서 사라졌을 때 소름이 돋았던 일과 뒷좌석에서 이뤄지던 마약 거래, 연인들의 뒷자리 대화 엿듣기 등 뉴욕의 거리에서 맞닥뜨린 사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데이비드 딘킨스 전 뉴욕시장과 코미디언인 존 스튜어트 등 유명 인사를 태웠을 때의 경험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그의 책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됐지만 그는 지금도 매일 운전대를 잡는다. 하루에 12시간 택시를 임대하는 데 내는 비용은 120달러, 여기에 매일 기름값 35∼40달러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게 그의 고백.

택시를 운전하면서 세상,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택시를 운전하는 게 더 편했다”며 글쓰기의 고통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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