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내일 참의원 선거…아베 운명 ‘40석±α’에 달렸다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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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집권이냐, 인책 퇴진이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참의원 선거가 29일 열린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여론조사는 집권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참패를 예고하고 있다.

아베 총리로선 3년 전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자민당 간사장 자리를 내놨던 쓰라린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다.

▽과반수 미달 불 보듯=이번 선거를 통해 교체되는 참의원 의원은 정원의 절반인 121명이다.

임기 3년이 남아 있는 나머지 절반 중 자민당과 공명당 소속 의원은 각각 46명과 11명 등 57명. 공동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유지하려면 이번 선거에서 65석을 얻어야 한다.

아사히신문이 자체 판세 분석과 24, 25일 전국 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예상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의석은 각각 45석과 13석. 과반수에서 7석이 모자란다.

이렇게만 된다면 비록 선거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무소속 의원 영입 등을 통해 참의원을 계속 장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허술한 연금 관리와 아베 총리의 리더십 부재를 응징하려는 표심은 엄살과 읍소, 야당 승리 시 북한 어부지리(漁父之利)론, 여당 후보의 아베 때리기 등 온갖 작전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이 예상한 중립적인 시나리오로는 자민당이 40석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고 공명당은 12석이 불확실하다.

▽정권 유지 커트라인은?=일본 정치사에서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 참패해 물러난 선례는 두 번 있었다.

자민당이 44석을 얻은 1998년 선거에서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가, 36석을 건진 1989년에는 우노 소스케(宇野宗佑) 총리가 퇴진했다.

일각에서는 하시모토 총리와 같은 44석 또는 두 총리의 평균인 40석이 아베 총리의 정권 유지 ‘커트라인’이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자민당 간부들이 ‘대안부재론’ 등을 앞세워 퇴진론 사전 진화에 공을 들인 결과 커트라인은 대체로 ‘40석 미만의 어느 선’까지 낮아진 분위기다.

아베 총리 자신도 26일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총리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선거에 져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식물정권 가능성도=형식논리로만 보면 참의원의 다수 의석을 야당에 내줘도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참의원이 부결시킨 법안을 3분의 2 찬성으로 중의원에서 재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당이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자민당도 인정하고 있다.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은 “(야당이) 문책결의안이나 불신임안을 잇달아 제기하면 정작 중요한 법안이나 정책 결정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의 후견인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는 26일 “야당이 참의원을 장악하면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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