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부인 세실리아 ‘얌체 외교’ 구설수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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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부인 세실리아(사진) 여사가 리비아에서 펼친 아마추어 자선 외교에 대해 다른 외교관들의 공로를 가로챈 ‘미션 하이재킹(mission hijacking)’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세실리아 여사는 22일 리비아 트리폴리행 비행기를 탔다. 1999년 환자에게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오염된 혈액을 수혈한 혐의로 리비아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불가리아 간호사 5명과 팔레스타인 의사 1명의 석방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25일 리비아를 방문한다. 세실리아 여사는 간호사들이 석방되면 함께 비행기를 타고 불가리아까지 갈 예정이다.

세실리아 여사는 12일 리비아를 처음 방문했다. 그의 방문에 이어 17일 희생자 가족당 100만 달러의 보상금 협상이 타결됐고 이들은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그러나 리비아가 23일 이들의 석방을 조건으로 유럽연합(EU)과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라는 요구를 추가하면서 그동안 성공적으로 보였던 세실리아 여사의 아마추어 외교는 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의 외교관들은 “세실리아 여사의 행동은 그동안 의료진 구명 노력을 주도해 온 EU로부터 공을 빼앗아가는 ‘미션 하이재킹’일 뿐”이라고 성토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베누아 하농 대변인은 “전직 모델 출신의 홍보 컨설턴트로 외교 비전문가인 세실리아를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난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장관도 ‘리비아에 갈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가 있는데 뭐 하러 나까지 가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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