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권당 과반 어려워 아베 ‘바람앞의 촛불’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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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국의 격변을 예고하는 참의원 선거(29일)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 결과는 한결같이 집권 여당의 참패를 예측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앞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이 여론조사와 전국 취재망을 통해 분석한 판세 보도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선거구와 비례대표에서 모두 야당인 민주당에 크게 뒤져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내 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 정권 파트너인 공명당도 고전을 면치 못해 집권 여당은 과반수(122석)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이 31%로 자민당의 21%를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은 연금 기록 부실관리 문제와 각료들의 잇단 정치자금 비리 문제,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상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등 핵심 인사의 잇단 실언까지 겹쳐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참의원 정원의 절반인 121의석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자민 공명 양당이 총 64석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판세가 선거까지 이어질 경우 자민당은 선거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40석에 못 미치는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공명당과 합치더라도 50석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렇게 되면 여당이 선거 후 일부 무소속 의원과 연대해도 참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수를 확보하기 어렵게 돼 정국에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여당의 고전과 대조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은 소선거구의 60% 이상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선거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60석까지도 바라보는 것으로 여론조사는 분석했다. 이 경우 민주당은 원내 제1당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마이니치신문이 22일 예상한 정당별 당선의석 수도 자민당이 30∼40석, 민주당이 57∼68석, 공명당이 8∼13석, 공산당 3, 4석, 사민당 1, 2석, 무소속 6, 7석 등이다. 자민당은 최대한 잡아도 40석인 데 반해 민주당은 68석을 얻을 수 있다고 예측된 것.

이에 따라 이번 선거가 자민당의 참패로 끝날 경우 아베 총리가 거취를 밝혀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참의원 선거는 정권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아베 내각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엄청난 참패를 기록할 경우 당 안팎의 퇴진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44석만을 얻으며 참패한 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가 퇴진한 바 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이 선례에 따라 참의원 선거에서 44석 이하를 얻을 경우 총리 퇴진론이 거세질 것이며 40석 아래로 내려가면 아베 총리가 버티려 해도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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