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테러리스트는 공산주의자와 마찬가지"

  • 입력 2007년 6월 1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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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들이 그러했듯 테러리스트와 급진주의자들은 자유를 경멸하고 어떤 이견도 짓밟는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이 그러했듯 폭력적인 이슬람 과격주의자들도 실패할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현재의 대(對) 테러전쟁을 냉전시대 공산주의와의 대결의 재연(再演)으로 여기는 인식의 한 단면을 다시 한번 분명히 드러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브란덴브루크 연설 20주년을 맞아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관' 준공식 연설에서다. 브란덴브루크 연설은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에 대해 베를린 장벽 철거를 호소한 유명한 연설이다.

부시 대통령은 "공산주의는 중국과 소련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북한 캄보디아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동유럽 등에선 수백만 명이 희생됐다"며 "수천, 수백만이라는 숫자의 뒤에는 모두 각자 가족과 꿈을 갖고 있었던 소중한 삶이 전체주의 추종자들에 의해 꺾인 인간적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를 공산주의자들에게 비유하며 "공산주의자들처럼 우리의 새로운 적들은 자신들의 과격한 비전을 위해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유는 소중하지만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악마는 실재하고 우리는 이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1억명으로 추산되는 공산주의 체제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이 기념관에는 1989년 천안문 광장 시위 당시 학생들이 사용했던 '자유의 여신상' 모형을 본딴 청동 조형물이 세워졌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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