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선거 D-30… ‘좌파 민심’ 大변수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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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사회당보다 더 ‘왼쪽’에 서 있는 극좌파 후보들의 득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대선에선 극좌파 후보들이 26.8%의 표를 가져가는 바람에 16.2% 득표에 그친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후보가 결선 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극좌파 후보는 전체 16명 가운데 7명이었다. 지난 대선 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사회당은 극좌파 인사 2명을 사회당 진영으로 끌어들여 출마를 포기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변수가 될 인물이 등장했다. 반(反)세계화 기수를 자처하는 농민 운동가 조제 보베 후보다. 최종 후보 12명 가운데 극좌파는 모두 6명. 지난 대선 때보다 1명 줄어들었지만 보베 후보의 등장으로 사회당으로선 더욱 골치가 아파졌다.

세골렌 루아얄(위 사진) 사회당 후보는 20일 “좌파의 표가 분산돼 1차 투표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극좌파 지지자들을 사회당으로 이끌려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유권자들은 1차 투표 때는 최종 결과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어 사회당의 호소가 얼마나 먹혀들지 확실치 않다.

이번 대선에서 ‘극좌파 변수’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중도파 정당인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아래 사진) 후보의 약진 때문이다. 지난 선거 때는 좌파의 표 분산으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결선 투표에선 자크 시라크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는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1차 투표에서 좌파가 분열해 바이루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게 된다면 결선 투표에서 지난 대선 때와는 다른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일간 ‘르피가로’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1차 투표 기준으로는 니콜라 사르코지(31%), 루아얄(24%), 바이루(22%) 후보 순이었지만 바이루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면 누구와 맞붙어도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사회당을 지지하지만 루아얄 후보를 찍기는 싫다”며 사회당을 이탈하는 유권자가 늘고 있다. 루아얄 후보의 공약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른 현상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바이루 후보 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지층의 이탈과 좌파 성향 표의 분산이 사회당 후보와 전체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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