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콩코르드의 힘’“우리는 당신들의 빚을 갚지 않겠다”

  • 입력 2007년 3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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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의 미래는 우리가 직접 결정해야 한다.”

18∼30세 청년들이 주축이 된 프랑스의 사회단체 ‘콩코르드의 힘’이 내세우는 구호다. 이들은 부모 세대로부터 어쩔 수 없이 물려받은 각종 ‘불량 유산’의 상속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2005년 창설돼 현재 500여 명의 회원을 둔 이 단체는 ‘우리의 미래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이들로 구성됐다’고 홈페이지(www.impulsionconcorde.com)에서 소개했다. 우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콩코르드 재단’의 자매 단체다.

‘콩코르드의 힘’이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는 크게 프랑스의 현실을 젊은이들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 그리고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자료 조사는 물론 전문가들을 접촉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지난해 5월에는 고등교육 문제, 국가 부채 문제로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는 물리적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국가 부채로 인해 우리가 미래에 떠안게 될 위험은 어떤 것인가’처럼 단순 명료하다.

국가 부채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조직 내에 ‘부채 위원회’를 만들어 부채에 관한 보고서도 만들었다. 이들은 이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빚을 갚지 않겠다’는 청원서에 서명하라고 선전하고 있다.

보고서 공개를 위해 만든 사이트(www.nousnepaieronspasvosdettes.com)에선 젊은이 특유의 기지가 엿보인다. ‘우리는 당신들이 진 빚을 갚지 않을 것이다’는 문장을 그대로 사이트 이름으로 한 것.

사이트에 접속하면 2조 유로를 넘어선 프랑스의 부채가 실시간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이자만 연간 450억 유로라며 현실을 개탄한다.

‘콩코르드의 힘’은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낸 빚이라면 상관없지만 지난 30년간 진 빚이 모두 그런 성격은 아니었다”고 꼬집으면서 정치권을 향해 개혁을 외친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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