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는 호랑이 꼬리 밟았다” 세제회장 낙마 日 혼마 교수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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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꼬리를 밟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의 세제 개편을 주도할 정부 세제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가 지난해 12월 여성 스캔들로 45일 만에 낙마한 혼마 마사아키(本間正明·사진) 오사카(大阪)대 교수가 최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무원 숙소에서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동거했다’는 주간지 보도로 자신이 불명예 퇴진하게 된 배후에는 개혁에 반발하는 재무성 관료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혼마 교수는 “재무성밖에 모르는 (공무원 숙소 사용 정보가) 외부로 새나갔다”면서 “재무성이 누설했다고는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나의 정보를 지켜 주려 하지 않았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치권력이라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고 만 것 같다”면서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분을 짓밟으면서도 ‘정치투쟁’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혼마 교수는 정부세제조사회를 총리 산하에 두고 이해관계자와 퇴직 관료들을 세제조사위 위원에서 제외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제도 개혁건의서를 아베 총리와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에게 e메일로 직접 보낸 뒤 전현직 재무 관료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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