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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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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들은 4일 저녁 바그다드 중심부 카라다에서 이라크 주재 이란대사관의 잘랄 샤라피 2등서기관이 탄 차량을 세워 경호원들과 총격전을 벌인 뒤 샤라피 서기관을 납치해 달아났다. 이라크 경찰이 납치 차량 2대를 추격해 일부 용의자를 붙잡았으나 샤라피 서기관을 태운 차량의 행방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한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이란 외교관이 미군의 직접 통제를 받는 이라크 특수부대에 의해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 대변인은 “부대를 점검했지만 이번 납치 사건과 전혀 연관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고위관계자가 “이들의 신분증은 진짜처럼 보였으며 이들이 국방부에서 해고된 직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분증이 진짜로 드러난다면 이라크 정부는 납치를 사주 또는 방조했다는 의심을 살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란은 즉각 미국과 이라크 정부에 항의했다.
무하마드 알리 호세이니 외무부 대변인은 “샤라피 서기관은 미군 통제하에 있는 이라크 국방부 관련 단체에 의해 납치됐다. 미군이 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산 카제미 코미 이라크 주재 이란대사도 “괴한들은 미군 차량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외교관 납치 사건은 최근 미국 정부가 이란을 이라크 내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지난해 말에는 바그다드에 파견된 이란 외교관 2명이 이라크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미군이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이란 연락사무소를 기습해 이란인 5명을 이라크 저항세력 지원 혐의로 구금하기도 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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