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도쿄]“환락가 간판 흑백으로 바꿔라”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코멘트
강력한 간판 규제 정책 때문에 일본 도쿄의 환락가인 도시마 구 히가시이케부쿠로의 무료 안내소들에도 흑백 간판이 내걸렸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강력한 간판 규제 정책 때문에 일본 도쿄의 환락가인 도시마 구 히가시이케부쿠로의 무료 안내소들에도 흑백 간판이 내걸렸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일본 도쿄(東京)의 이름난 환락가 가운데 한 곳인 도시마(豊島) 구 히가시이케부쿠로(東池袋).

이곳에 자리 잡은 10여 개의 무료 안내소는 행인들을 유흥업소로 연결해 주는 ‘불야성의 관문’으로 통한다. 눈에 띄는 것은 무료 안내소들의 간판이 이곳 분위기와 전혀 걸맞지 않은 흑백이라는 점.

일본에서 유흥업소 난립을 막고 도시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간판과 옥외광고물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히가시이케부쿠로도 지난해 중반까지는 일본의 여느 환락가처럼 형형색색의 요란한 간판과 반라의 여성 사진으로 장식돼 있었다. 확성기로 귀청이 터질 듯한 음악을 틀어 놓는 일도 예사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오사카(大阪) 부에 이어 6월 도쿄 도가 유흥업소 무료안내소의 규제에 나서면서 사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도쿄 도는 호스티스의 사진을 내거는 행위나 소음만 규제했지만 도시마 구 측은 한술 더 떠 ‘세로 70cm, 가로 1m, 색깔은 흑백’이라는 간판 규제를 추가로 시행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규제가 적지 않은 효과를 낸다고 전했다.

히가시이케부쿠로에서 무료 안내소를 운영하는 한 남성(43)은 “손님들이 이곳에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때문에 매출이 30%가량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무료 안내소들은 얼마나 많은 행인을 연결해 줬느냐는 실적에 따라 유흥업소에서 소개료를 받는다.

이 남성은 “눈에 띄게 하지 말라는 주민감정은 이해가 되지만 가게 안도 밖도 너무 수수해서 ‘방과 후 교실’ 같다”고 한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