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고유가에 실적 폭발… HD현대오일뱅크, 1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2900% 증가

  • 동아경제

HD현대오일뱅크 1분기 영업이익 9335억 원
국제유가 급등→정제마진 확대→수익 개선
“정부 최고가격제로 국제유가 상승분 판매가 반영 제한”
소비자 체감과 가격 반영 구조는 깜깜이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뉴스1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뉴스1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올해 1분기 국내 정유사 실적이 일제히 큰 폭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다만 국제유가가 전쟁 초기 급등세 대비 다소 진정된 이후에도 소비자 체감 기름값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가격 반영 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HD현대오일뱅크는 13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33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311억 원) 대비 2901.6%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4930억 원)와 비교해도 89.4%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71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고 순이익은 481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번 실적은 정유사업이 이끌었다.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고조됐던 올해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았고 일부 기간에는 160달러 후반까지 치솟았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완화로 시장 공급량이 늘면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413억 원에 달했다. 이후 하반기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유 공급 차질 우려가 맞물리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191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4분기에는 4930억 원까지 확대됐다. 회사는 ‘제품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와 ‘제품 수급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을 실적 개선 배경으로 들었다.

현재 국제유가는 전쟁 초기 급등세 대비 다소 진정된 상태다. 두바이유는 3월 중순 150달러를 웃돌다가 4월 중순 이후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5월 들어서도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리터당 20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전쟁 초기 대비 상당 부분 내려왔음에도 소비자 체감 가격은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일정 시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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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는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수 주 전 들여온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구조상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환율·운송비·재고 반영·세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고가에 확보한 원유 재고가 아직 판매 과정에 반영되고 있어 국제유가 하락만으로 즉각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해 유가 급등기에도 제품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고가격제가 유가 상승기의 가격 인상 폭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효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다고 해서 정유사에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가동률 조정 부담이 커지고 원유 도입 안정성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유업은 국제유가 자체보다 안정적인 원유 조달과 공급망 유지가 더 중요한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사는 공급가격, 평균 원유 도입단가, 정제마진 반영 구조 등 핵심 수익 구조는 외부에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다. 국제유가·국내 기름값·정유사 실적 사이의 연결 고리를 일반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기에는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확대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반면 유가 급락 시에는 대규모 재고 손실 위험도 뒤따른다고 설명한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와 시차를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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