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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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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는 17일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주요 국 여왕, 대통령 부인들과 회의를 가졌다.
‘미아와 착취받는 아동을 위한 국제센터(ICMEC)’가 주관해 아동 포르노물 방지, 유괴 퇴치, 어린이 노동력 착취 방지 방안을 논의한 회의다. 미국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도 참석했다.
베르나데트 여사가 이번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부터 해 오던 병원 환자와 노인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도 더 열심히 한다. 최근 들어 베르나데트 여사의 외부 활동이 부쩍 활발해졌다는 얘기가 많다. “무슈(시라크)는 지고, 마담(시라크)이 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시라크 대통령 부부의 최근 처지는 엇갈린다. 시라크 대통령은 아직 3선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지율이 크게 떨어져 도전하더라도 당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건강까지 나빠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정치 인생도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베르나데트 여사의 정치 생명은 아직 끝나려면 멀었다. 그는 프랑스 중부 코레즈 도(道)의 도의원이다. 1979년 처음 당선된 이래 재선 3선을 거듭하며 의원직을 유지해 왔다. 현 임기는 2010년까지. 대통령인 남편에 가려졌을 뿐 사실상 ‘베테랑 정치인’이다.
학력을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베르나데트 여사는 파리정치학교(시앙스 포)를 다녔다. 그는 학생 시절 이곳에서 시라크 대통령을 만났다.
베르나데트 여사는 ‘힐러리 클린턴’ 스타일은 아니다. 별로 나대지 않는다는 뜻. “자중하라”는 시라크 대통령의 주문 때문이다.
하지만 베르나데트 여사는 조금씩 재량권을 넓혀 왔다. 최근에는 상원의원직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자주 내비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리정치연구센터의 자닌 모슈라보 씨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라크 대통령은 힘든 말년을 보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면 파리 시장 때 저질렀던 불법 행위로 처벌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임기를 공소시효에서 제외한 새 법률이 최근 의회를 통과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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