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컴퓨터가 신입사원 뽑는다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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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단체를 조직해 활동한 적이 있는가?” “혼자 걷는 것과 무리 지어 걷는 것 중 어느 쪽을 좋아하는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업체 구글에 입사하려면 이 같은 설문에 답해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3일 구글이 이달부터 컴퓨터로 자동 채점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지금까지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만점자나 대학시절 전 과목 A 학점을 받은 사람을 선호하고, 두 달에 걸쳐 여섯 번 이상의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그러나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인 구글의 입사 지원자가 매달 10만 명이 넘는 데다 학업 성적과 업무 능력이 무관한 것으로 분석되자 채용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한 것.

입사용 설문 문항은 기술 영업 재무 인력 등 분야별로 다르지만 혼란스럽고 경쟁적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재 선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몇 살 때 컴퓨터에 빠져 들었나” “사업을 해 돈을 벌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분야에서든 세계 신기록을 세워 본 적이 있나” 등의 문항에 답하면 구글 자체의 알고리듬에 따라 100점 만점으로 채점돼 결과가 나온다.

구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300개의 설문 문항에 답하도록 한 뒤 그 결과를 직원들의 실제 업무 수행 실적과 비교 분석해 입사용 설문 문항을 만들었다.

이 같은 계량적 직원 선발 방식은 괴짜를 선호하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글 내부에서도 “컴퓨터에게 인재를 뽑으라는 발상은 완벽한 자료만으로 결혼 상대자를 고르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라슬로 복 구글 인사담당 부사장은 “유능한 인재를 건져 올리기 위해 아주 넓은 그물망을 던져 놓은 것”이라며 “학업 성적과 업무 능력은 일치하지 않으며 면접은 매우 나쁜 전형 방법”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현재 직원 수는 1만 명. 최근 3년간 매년 직원 수가 두 배로 증가했으며 올해도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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