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미국의 새로운 선택"

  • 입력 2006년 11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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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예상대로 12년만의 민주당 압승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미국의 새로운 선택"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에서 '사무적인 태도'로 선거결과를 지켜봤다고 토니 스토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 스노 대변인은 "선거결과가 대통령이 좋아할 내용은 아니다"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일이 안 풀렸다고 부정적으로 사안을 보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촌평. 부시 대통령은 선거패배를 확인한 8일 아침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초당적 협력을 제안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예년과 비슷한 40% 선으로 잠정집계. 특히 현역인 조지 알렌 상원의원이 불의의 일격을 당한 버지니아 주는 민주당원의 적극 투표참가로 예년보다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보다 투표에 더 많이 나선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라고 아메리칸 대학의 미국선거연구소가 발표.

○…할리우드 출신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중간 개표결과 58%이상의 지지를 유지하면서 경쟁자인 민주당의 필 안젤리데스 후보를 여유있게 제치고 재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40%이하의 지지율로 재선 전망이 불투명하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민주당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친 민주당-반 부시 정책을 편 끝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인디애나주에서 브래드 엘스워스 후보가 공화당 현역의원 존 호스테틀러를, 켄터키주에서도 현역 공화당 후보를 누르는 등 전통적 공화당 강세지역에서 승리함으로써 하원을 장악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에서 헬기조종사로 참전했다 두 다리를 잃은 뒤 반전 기치를 내걸고 일리노이주에 출마한 태국계 1.5세 여성 후보인 태미 덕워스(38) 후보는 피터 로스캄 후보에게 51%대 48%로 석패했다.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밥 케이시 민주당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측근이자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릭 샌토룸 현 의원을 눌렀으며, 뉴욕주의 힐러리 클린턴, 매사추세츠주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 등도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패배하고 무소속 출마한 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 주) 상원의원은 48%의 득표율로 백만장자 출신의 정치신인인 민주당 네드 러몬트를 8%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여유있게 당선됐다. 그는 민주당 재합류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가 확정된 8일 새벽 향후 전략을 '중도적 접근'으로 천명했다.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은 중도파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우리는 '가운데'에서 출발하겠다"고 언급. 워싱턴포스트는 8일자에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에서 당선된 중도파 민주당의원이 새로운 정치지형을 마련하면서, 진보성향이 강했던 민주당 정치의 색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

○…첫 여성 하원의장의 탄생을 예고한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여풍(女風)도 확인됐다. 여성후보는 100석 가운데 33석을 교체한 상원의원 선거에 12명이, 435석의 하원의원을 뽑는 선거에 140명이 출마. 특히 여성후보는 민주당에 집중돼 12명 가운데 8명, 140명 가운데 98명이 민주당 소속. 현재 여성의원은 상원의원 14명, 하원의원 43명. 럿거스대 여성정치연구소 데비 월시 소장은 "부패한 워싱턴 정치에 불만이 높아진 시점에 여성후보의 본격 등장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었다"고 평가.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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