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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1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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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안보리 순번제 의장국인 일본이 12일 비공개회의를 통해 막판 쟁점사항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은 유엔헌장 7장의 원용범위였다.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하면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모든 유엔 회원국이 준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 제재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유엔헌장 7장의 포괄적인 적용에는 반대해 왔다. 반면 미국은 유엔헌장 7장의 포괄적 적용을 주장했다.
6개국은 논의 끝에 ‘유엔헌장 7장에 따라 행동하며, 7장 41조 아래서 제재조치를 강구한다’는 문안으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7장 41조는 비(非)군사적 제재조치를, 7장 42조는 군사적 제재조치를 담고 있다.
북한 핵실험의 중대성을 감안해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하되, 제재조치에서 만큼은 군사적 제재를 뺀 41조만을 원용하도록 한 것이다. 군사적 제재조치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중국의 주장을 미국과 일본이 수용한 결과였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하면 제재 수위는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엔헌장 7장의 일부를 원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에 대한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을 오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 조항은 당초 ‘필요하다면 모든 화물을 검색한다’에서 ‘필요하다면 국내법 및 국제법에 따라 화물 검색 등 협조적인 조치를 취한다’로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사치품 그리고 전차 등 지정 군수품과 핵, 탄도미사일, 대량살상무기 계획에 관련된 물자의 수출금지 조항 △북한의 무기 혹은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개인과 단체가 해외에 소유 및 관리하는 금융자산 동결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요구 등의 조항은 유지했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조항은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금지 조항이다. 중국이 이 조항에 대해 합의를 해 주면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고급 승용차 등의 북한 내 반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내 핵심 엘리트의 충성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해 온 중요한 수단을 송두리째 흔들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 일반인에게 필요한 물품은 허용하되 무기 개발이나 북한 엘리트에게 들어가는 물품을 제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치품 수출금지 조항’이 북한 엘리트 계층에는 금융제재 못지않은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13일 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치품은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논의가 급진전된 데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부총리급)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탕 국무위원은 러시아를 방문해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6개국이 핵심 조항에 합의함으로써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은 뉴욕 시간으로 토요일인 14일 만장일치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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