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폴리 성추문 스캔들 중간선거 최대악재

  • 입력 2006년 10월 4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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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마크 폴리(52·플로리다 주) 전 하원의원의 성 추문 스캔들이 중간 선거를 불과 5주 앞둔 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10대 전직 사환소년에게 보낸 e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 폴리 의원은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화당 지도부가 이미 수개 월 전에 성 추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대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의 사퇴를 거세게 요구하고 나섰다.

▽사건의 전말=ABC방송이 폴리 의원의 '은밀한' 인터넷 인스턴트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독신인 그는 'Maf54'라는 아이디로 전직 사환(16)에게 "여자친구가 주말에 수음(手淫)을 해줬니?" "성적으로 흥분하면 좋니?" "팬티를 내리고 발가 벗어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보도 직후 폴리 의원은 즉각 사과성명을 내고 사임을 발표했다. 이어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와 함께 연방수사국(FBI) 및 플로리다 주 사법 당국이 실정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ABC방송은 3일에도 폴리 전 의원이 2003년 하원 투표를 기다리면서 전에 사환으로 일했던 고등학생과 인터넷 섹스를 한 메신저 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러자 폴리 전 의원은 이날 변호인인 데이비드 로스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게이임을 고백했다.

로스 변호사는 "폴리 전 의원이 13~15세 때 한 성직자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그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성적 접촉을 가진 바 없고 문제가 된 e메일과 인터넷 메시지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술에 취해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 전 의원은 현재 알코올 중독 치료센터를 다니고 있으며 한 달 뒤에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커밍아웃'에 대해 로스 변호사는 "일생일대의 결단으로 전술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간 선거 최대 악재=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사건은 워싱턴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사건과 워싱턴 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이라크 전쟁 의혹 제기와 함께 중간 선거 3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장은 폴리 전 의원의 성 추문 사건이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임은 특히 "향후 몇 주 사이에 현역 의원들의 성 추문이 추가로 폭로될 경우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줄줄이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더욱이 의회 지도부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 공화당 내부에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싹 당기고 있다. 특히 폴리 전 의원이 어린이 보호를 위한 입법에 적극적이었던 데다 공화당 지도부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팰로시 의원은 "공화당 지도부가 폴리 전 의원의 '끔찍한 행동'에 관해 최소 6개월 전에 알고 있었는데도 소년들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3일 이번 사건에 대해 "역겹다. 당황스러웠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폴리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알고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해스터트 의장에게는 신임을 나타내며 사퇴에 반대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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