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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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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내 러시아 장교 체포로 러시아와 그루지야 양국 고위 관리들이 상대방을 맹비난하는 한편 러시아군이 접경지역에서 비상경계 근무에 들어가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루지야가 러시아 장교 4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뒤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주재하는 외교관 및 가족 40여 명을 철수시켰다. 러시아 외교부는 2일 그루지야를 ‘악당’ 국가라고 맹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설전에 가세했다. 1일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그는 스탈린 시절 대학살을 기획 집행한 라브렌티 베리야를 거론하며 “그루지야가 베리야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이에 앞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에서 러시아군의 그루지야 주둔을 “폭력배의 점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서는 러시아의 대(對)그루지야 압박 카드로 더욱 강력한 경제제재와 군사 봉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루지야는 올해 1월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보복을 받았으며 3월부터는 자국 포도주를 러시아로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그루지야의 대러시아 수출품 중 포도주는 수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부 언론은 “사태가 악화되면 흑해의 러시아 함대가 그루지야 항구를 봉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2일 그루지야 외교장관은 체포된 러시아 장교들을 직접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인 벨기에 외교장관에게 넘겼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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