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행정 올림픽’ OECD국세청장회의 오늘 서울서 개막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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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세청의 영향력은 어느 나라에서나 크다. 특히 기업들로서는 웬만한 장관급 부처보다 훨씬 신경 쓰이는 정부기관이다.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권력자가 눈에 거슬리는 기업을 압박하거나 통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세계 각국의 국세청장들이 12일 한국에 왔다.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세청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조세행정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OECD 국세청장회의는 말 그대로 세계 주요국 조세행정 수장(首長)이 결집해 국제조세 문제와 관련한 국제표준을 마련하는 자리다.

국가 간 조세분야 공조(共助) 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04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처음 열렸고 지난해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됐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이 회의를 처음 개최한 국가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 OECD 회원국 대부분은 물론 비(非)OECD 국가 중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세계경제에서 영향력이 큰 나라 국세청장도 대거 참석한다. 회의 참석국가는 총 40개국.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도 자국 국세청장의 방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장은 “그동안 조세 관련 정부 간 협의창구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기업 관계자들도 이번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서울 회의’ 개막 전날인 12일 마크 에버슨 미국 국세청장, 미셸 도레 캐나다 국세청장, 리처드 헤클링거 OECD 사무국 사무차장 등과 연쇄 회의를 갖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세정(稅政) 협조를 요청하고 국제조세 공조 방안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에버슨 미국 국세청장은 “미국은 국제조세회피에 강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차익에 대한 우리 국세청의 과세 문제와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

전 청장은 회의 첫날인 13일에는 전체 회의와 별도로 중국과 일본 국세청장과도 연쇄 회의를 할 예정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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