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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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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중국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 시에서 훈춘 시 부시장과 독립투사 후손인 지역 농민들, 한국 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하는 ‘한·중국 훈춘 시 경제작물연구소’는 최근 훈춘 시에서 땅 5만 평을 무상 임대받았다.
무상 임대 성사의 숨은 주역은 김인학(55·사진) 서울시 강서수도사업소 수질팀장과 인천 강화군의 전문농업인 유세종(55) 씨, 중국 북경한인교회 김건상(53) 목사 등이다. 훈춘 시는 김 팀장 등이 제공한 지렁이 분변토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이 중국의 황무지 경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독립투사 후손을 위한 땅 5만 평 무상 임대’라는 한국 기술진의 요구 조건을 들어 주기로 했다.
난지하수처리장에서 지렁이를 사육하며 지렁이 분변토 활용기술을 개발한 김 팀장 등이 지린 성 정부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5월. 당시 김 팀장 등은 훈춘 시내 독립투사 후손들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독립운동가 자손들이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중국 상황은 더 심각했어요.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이들에게 누군가는 생활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김 팀장)
임차한 땅 5만 평에는 이미 독립투사 후손 농민 30명이 한국 기술진의 지도에 따라 고추 검은깨 검은콩 등의 작물을 유기농 저농약 재배기술로 기르고 있다. 경작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80%는 독립투사 후손이 가져가고, 20%는 경제작물연구소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출하된 작물이 베이징(北京) 등 중국 대도시의 유기농 상품시장으로 팔려나가게 되면 독립투사 후손들의 살림살이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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