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미사일 요격기지 곧 건설”

  • 입력 2006년 8월 16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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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으로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미국이 헤즈볼라의 배후로 지목한 이란과 미국의 긴장 관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미사일방어(MD)체제를 유럽에 배치하겠다고 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했다.

▽미국, 유럽에 MD 배치 추진=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헨리 오버링 국장은 15일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유럽 내에 요격 미사일과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기에 적합한 지역을 수개월내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무더기 발사가 유럽에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계기였다. 그러나 그는 "최근 이란도 사거리 1300㎞의 중거리 샤하브-3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미사일 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란이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본토 이외 지역에 MD 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본토에 MD 배치를 추진해왔다.

미국이 유럽에서 MD를 배치할 최적의 장소로 지목하는 곳은 동유럽의 체코와 폴란드. 실사단이 이미 두 나라를 방문했으며 양국 정부와도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과거 옛 소련군이 주둔했던 경험이 있어 외국군 기지에 국민적 반감이 심하다. 두 나라 정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차선책으로 동맹국인 영국 내에 MD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2011년까지 유럽에 총 1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며 이달 말 알래스카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겨냥한 요격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란, 안보리 결의문 거부=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5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이란 북서부 아르바딜에서 열린 군중집회 연설을 통해 "그들(유엔 안보리)은 우리를 억누르기 위해 결의안을 사용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들은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1일 결의문을 통해 이달 말까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지 않으면 경제, 외교적인 제재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란에 경고했다.

이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이기고 미국의 새로운 중동판짜기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레바논사태를 평가했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헤즈볼라 거점에서 시리아와 이란이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대전차 미사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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