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나카소네 이후 21년만

  • 입력 2006년 8월 15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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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8월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일본의 현직 총리가 패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총리 이후 21년 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15일 오전 7시45분경 관용차로 도쿄(東京) 도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본전(本殿)에 참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 직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급 전범 등 특정인이 아니라 전몰자 전반에 추도의 마음을 표시했다"고 강변했다.

또 그는 "종전에는 8월15일을 피해 참배했지만 비판과 반발에는 변함이 없었다"며 8·15 참배 강행의 책임을 한국과 중국에 떠넘겼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나종일 주일대사도 이날 오후 일본 외무성을 항의 방문했다.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은 외교부로 불려온 오시마 대사에게 "광복절 아침 참배는 우리 국민의 감정을 심대하게 손상시키는 것으로 우리 정부와 국민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도 이날 오전 주중 일본대사를 긴급 소환해 강력 항의하고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미야모토 유지(宮本雄二) 주중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국제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인류의 양식을 짓밟는 행위"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날 베이징 시 차오양(朝陽) 구 르탄(日壇) 로에 위치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일반시민 30여 명이 20분간 항의집회를 가졌다.

주중 일본영사관은 일본 교민들에게 안전주의보를 내리고 가급적 홀로 외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동아시아의 관계 강화와 협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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