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지휘부 “이라크 내전 가능성”

  • 입력 200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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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태가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군 지휘부가 인정했다.

존 애비제이드(사진) 미 중부군사령관은 3일(현지 시간) 미 상원 군사청문회에서 “종파 간 폭력사태가 중단되지 않으면 이라크가 내전(Civil War)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 사태에 대해 ‘내전 상황’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거부해 왔다.

애비제이드 사령관은 이날 “종파 간 폭력사태가 특히 바그다드에서 매우 심각하다”며 “내전 가능성을 부채질하는 것은 종파 간 폭력과 알카에다의 테러, 반군과 시아파의 무장세력들”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도 “(이라크 사태가)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인지 럼즈펠드 장관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도 신랄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그동안 많은 한가한 얘기와 장밋빛 시나리오를 들었지만 당신의 지휘 아래서 수많은 판단 착오가 있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태 아닌가”라고 추궁하며 럼즈펠드 장관의 사임을 강력히 촉구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반응에도 감정이 깊게 배었다. “예상 못했던 사태가 있었느냐고? 물론이다. 적들도 두뇌가 있어서 계속 상황에 따라 조절해 간다. 우리도 그렇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될 것이냐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격화되는 이라크 내 시아-수니파 분쟁으로 5, 6월 두 달간 하루 100명꼴인 6000여 명이 숨졌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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