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저지주 초등학교 1곳 선정 영어-한국어로 수업 추진

  • 입력 2006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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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인접한 뉴저지 주가 관내의 한 초등학교를 시범 대상으로 정해 정규 수업을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진행하는 이중 언어 교육 도입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범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는 버겐카운티에 있는 ‘포트리 3초등학교’.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두고 뉴욕 맨해튼을 마주 보는 포트리 시에 있는 학교다. 이 학교는 전체 학생에서 한인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른다.

뉴저지 주 교육부의 목표는 올해 9월 입학할 예정인 유치원생부터 이중 언어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 1년 동안의 시범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이들이 6학년이 될 때까지 모든 수업을 영어와 한국어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 한국어가 이중 언어 교육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업을 영어와 한국어로 절반씩 진행해 학생들이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7년에 걸쳐 두 개 언어를 습득하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 뉴저지 주 교육부는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학교에서 두 개 언어를 동시에 배우면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에도 능통하게 돼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6일 열린 설명회에서도 대부분의 학부모가 반대의사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수업을 두 가지 언어로 진행하면 기존의 영어교육이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이 실패해 중간에 중단되면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발했다.

한국계 학부모들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한국계 학부모는 “학교에서 두 가지 언어를 배우면 좋은 점이 많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으나 소수였다. 한국계 학부모들은 이날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중 언어 교육’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돌리기도 했다.

뉴저지 주 교육부는 “연구결과를 보면 이중 언어 교육을 한다고 해서 학업성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영어만 잘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취지를 설명했으나 많은 학부모가 이 같은 ‘실험’에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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