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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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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임종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이처럼 새로운 차원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종 순간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서비스다.
순조로운 출산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하듯 ‘삶을 마무리하는 임종 순간 역시 체계적인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시발점이 됐다.
1815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수녀들이 비참하게 죽어 가는 부랑자들을 수녀원으로 데려와 인간다운 임종을 준비시킨 것이 호스피스의 유래였다. 이후 수요가 급증해 미국에서만 2004년 현재 800만 명의 불치병 환자가 호스피스의 보살핌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사전 지도나 서비스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제 호스피스들은 인간의 감각 중 청각이 가장 마지막으로 멈춘다는 사실을 환자 가족에게 인지시켜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에게 속삭여 주도록 돕는다. 평화로운 음악을 선별해 틀어 주고, 긴장하는 가족들이 발 마사지를 해 주기도 한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표정과 몸짓을 읽는 교육(16시간)을 받는다. 또 환자의 호흡에 맞춰 호흡하는 훈련을 받고, 혼자 임종을 지켜야 하는 이가 요청할 경우 ‘마지막 순간’도 함께해 준다.
가족들이 평정을 잃는 경우에는 주도적으로 ‘임종 지도’에 나서기도 한다. 도밍거스 파사베시 씨의 ‘마지막’은 자칫 모두에게 한을 남길 뻔했다. 적절한 밝기의 방 안에는 그가 소년 시절 떠나온 고향 인도네시아 남몰루칸 섬의 민속 음악이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죽음을 감지한 세 딸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호스피스 3명이 도착했을 땐 딸들이 서로의 방식대로 아버지에게 잠옷을 갈아입히려 승강이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호스피스들의 안내를 받고서야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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