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은행출신 교장 맹활약…교감-교사로까지 채용 확대

  • 입력 2006년 5월 15일 03시 00분


일본 도호(東邦)은행에서 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마가미 다쓰유키(馬上達幸·56) 씨는 2년 전 이와테(巖手) 현에 있는 실업계 고교인 하나키타세이운(花北靑雲)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마가미 교장이 취업률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학교를 운영한 결과 2003년 87%였던 취업률은 2004년부터 2년 연속 100%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기업체나 은행 출신 민간인 교장들이 맹활약하면서 학교 경영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 교사들과의 갈등으로 민간인 교장이 자살을 하는 등 불상사도 일부 있었지만 상당수의 교장이 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민간인 교장을 채용하는 학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민간인 교장은 지난해 4월 현재 퇴직자를 포함해 107명에 이른다.

교사 경험이 전혀 없는 민간인 교장들의 성공 비결은 전 직장에서 체득한 경영 관리 노하우를 학교 운영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

도치기(회木) 현 야나제(q瀨)초등학교 K(56) 교장은 전 직장인 닛산자동차의 경비 절감 기법을 활용해 학교 급식 개혁에 성공했다.

K 교장이 부임한 2004년 4월 이 학교의 급식은 심각한 적자 상태였다. 그러나 그가 농가에서 직접 채소를 구입하는 방법으로 재료 조달 방식을 개선한 결과 첫해에는 200만 엔을 남기는 등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일본 정부는 비교사 출신의 민간인 교장제의 성공에 따라 민간인 채용을 교감과 교사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현행 채용시험의 일부 과목을 면제해 사회 경험이 풍부한 일반인을 교원으로 적극 뽑으라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해외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이 채용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국제 감각을 키우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자녀 교육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