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신사참배말라”日경제단체 직격탄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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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4단체 중 하나인 경제동우회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차기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반대한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 시장을 중시하는 일본의 경제계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왔지만 유력 단체가 공식 제언 형식으로 직설적인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경제동우회 기타시로 가쿠타로(北城恪太郞) 대표간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과의 정치관계 냉각이 경제와 무역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며 “일본 국민 사이에서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만큼 참배를 재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제동우회는 기업 경영자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해 특정 기업이나 업종의 이해를 뛰어넘어 경제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온 단체다.

이 단체는 야스쿠니신사를 대신해 일반인을 포함한 전쟁 희생자를 애도하고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는 국립 추도비를 건설할 것도 촉구했다.

또 일중 양국의 상호 이해를 심화하기 위해 제3자를 포함한 ‘역사 및 교과서 문제에 관한 공동연구회’를 발족할 것을 제안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경제동우회의 이날 제안에 대해 “비즈니스도 생각해 달라는 목소리도 많지만 그것과 정치는 별개라고 확실히 거절하고 있다”면서 “야스쿠니는 외교 카드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오해가 있다면 풀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이즈미 총리를 거들었다.

고이즈미 총리와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지만 경제동우회 등의 이번 발표를 계기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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