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섬’ 솔로몬제도 ‘무법의 섬’으로

  • 입력 2006년 4월 20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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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낙원의 섬'으로 불렸던 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가 '무법의 섬'으로 변했다.

호주 언론들은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에서 18일 총선 무효를 주장하는 수천 명의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약탈자로 변했다고 19일 전했다.

수도 중심부 차이나타운의 90% 이상이 약탈당했고 20여 동의 건물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실시된 총선에서 친(親)호주적인 스나이더 리니(46) 씨가 신임총리로 당선 된 것이 발단이었다. 반(反)호주 주민들은 거리에 뛰쳐나와 시위를 시작했고, 리니 당선자에게 돈을 대줘 선거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중국계 주민들이 공격대상이 됐다.

리니 당선자는 취임식도 못한 채 호주군의 보호를 받으며 피신했다.

지역원조단이라는 이름으로 솔로몬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호주군 50명과 호주경찰 282명은 시위대를 막았으나 17명이 다치는 등 역부족이었다.

사태가 악화되자 호주는 군인 110명과 경찰 70명을, 뉴질랜드는 군인 30명과 경찰 20명을 솔로몬제도로 급파했다.

면적 2만8450㎢에 인구 52만 명(2004년 기준)의 솔로몬제도는 1998년부터 부족 간 충돌이 시작돼 경제가 거덜 나고 주민들은 겨우 최저생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에 총리가 반군들에게 인질로 잡혔다 사임했고, 2003년에는 총리가 반군들에게 납치될 위기에 처하자 2000여명의 평화유지군이 파견되기도 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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