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외무성에 항의 서한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코멘트
정부는 한국의 대일(對日) 강경론을 국내정치용으로 폄훼한 일본 외무성의 내부보고서 파문과 관련해 7일 일본 외무성에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본 정부가 보고서의 실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일본 외무성 내 한반도 담당 부서의 정세분석보고서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보고서 내용이 일본 외무성 전체의 전반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면 한일관계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외교부가 이날 오전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공사를 불러 전달한 서한은 이혁(李赫) 아태국장 명의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앞으로 보내는 것으로 돼 있다.

서한은 “보고서가 최근 한일관계 경색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전가하기 위해 한국 국내정치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도 결한 것은 유감”이라며 “역사인식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독도 문제에서의 일련의 행동에서 볼 때 일본 정부가 이웃국가와 공존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서한은 또 “최근 일본의 움직임은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담화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통해 표명한 반성과 사죄를 사실상 무효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며 “한일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잘 성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당국자는 통상적인 관례와 달리 외교적 서한의 내용을 자진 공개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응했다는 걸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