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비 증액 美-日 비하면 턱없어”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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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국방비는 얼마요?”

리자오싱(李肇星·사진) 중국 외교부장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오전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한 뉴질랜드 기자의 “중국의 지속적인 군비 증강은 이웃 국가에…”라는 물음에 그의 말을 도중에 끊고 이렇게 되물었다.

중국 국방비 증액 문제는 최근 ‘중국 위협론’과 관련해 올해 전인대를 취재하는 외국 언론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4.7% 늘어난 2838억 위안(약 34조3400억 원)으로 책정했다. 1989년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로 국방비를 증액한 데 대한 질문이었다.

기자의 말을 끊은 리 부장은 사전에 준비된 논리를 일사천리로 내뱉었다.

“중국의 1인당 군비 지출은 미국의 77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의 면적은 일본의 26배이고 인구는 일본의 10배에 가깝지만 국방비는 일본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이웃 국가에 선린우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중국 위협론을 일축했다.

리 부장은 특히 대만 기자들에게는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최근 국시(國是)인 국가통일강령을 사실상 폐지해 양안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시점에서 향후 중국의 대응이 최대 관심사였기 때문.

리 부장은 한 기자의 질문에 “대만 독립으로 조국을 분열시키려는 행위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천 총통과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무엇 때문에 만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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